현대 미술은 더이상 한 장르에 국한되는 형태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혼재를 통해 거듭나고 있다. 무수히 많은 문화 현상과 예술 작품이 쉴 새 없이 나타나고 사라지며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소비되는 상황에서 프랑스와 한국의 문화 교류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 900여킬로미터를 사이에 둔 두 나라의 미술은 어떤 지점에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가 ? 한불수교 130주년을 맞아 한국의 도로시(dorossy, 그림을 찾아가는 시간)와 프랑스의 조형작가 장-피에르 브리고디오가 함께 준비하는 <파사주(Passage) : 장-피에르 브리고디오(Jean-Pierre Brigaudiot) >전은 이러한 질문을 화두로 던지는 새로운 형태의 미술교류 창작프로젝트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어와 프랑스어 간 교차, 두 언어 문화권의 만남, 즉 두 문화의 접점을 관통하며 이루어지는 이해와 오해, 모순과 조화 등의 과정을 다양한 조형적 방법으로 성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랑스와 한국 양국의 관객들을 각 예술 장르 간, 각 문화 간의 경계와 융합에 대한 성찰로 초대하는 이번 전시는 완성된 작품을 단순히 물리적으로 이동하여 전시하는 전통적 형태의 미술교류를 넘어서, 보다 적극적이고 현대적인 형태의 문화예술교류로서의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창작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상세 소개

2000 년대 초반 파리 소르본 미술대학 학장으로 재직할 당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의 교류를 통해 한국과의 첫 인연을 맺은 장-피에르 브리고디오는 이번 도로시 살롱 전시에서 조형예술과 문학적 글쓰기 작업을 결합하는 시 조형작업을 통해 프랑스 문화와 한국의 문화를 교차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색다른 시 조형작업을 선보인다. 이는 작가가 프랑스어로 창작한 시 작업을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다른 모국어 사용자의 언어로 재해석하고, 작가가 이를 다시 조형화 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전통적인 캔바스 회화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사진, 디지털 프린팅, 비디오 등으로 다양한 매체의 가능성을 확장적으로 실험하면서 각기 다른 예술 장르와 문화 사이의 접점과 접목을 탐구하고있다.

작가는 2012 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개인전 <교차 (traverses)>를 위해 구상, 제작된 첫 비디오 작업에서 프랑스어로 작가 스스로가 창작한 4 편의 시를 페르시아어로 재해석하고 이를 역동적인 디지털 이미지로 구현했다. 관객들에게 시선과 읽기의 자유를 부여하는 고정된 조형작품과 반대로 이 비디오는 고유의 줄거리를 중심으로 시 조형작품읽기의 한 방식을 제공한다. 의도적으로 간결하게 제작된 이 비디오는 작품에 대한 관조와 작품읽기에서 느끼는 것에 대한 반향을 일으킨다. 부서지는 리듬, 솟아오르는 문자들, 사라지는 단어들, 다시 말해 단어와 시간의 숨바꼭질을 통해 이 작품은 언어의 시간과 리듬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유도하고 있다. 이밖에도 작가는 언어학자와의 공동작업을 통해 시 조형 작업을 책의 형태로 출간하는 등, 조형예술장르와 문학 장르 사이의 교차와 만남의 작업을 시도하기도 했다 (장-피에르 브리고디오,‘불확실한 시 (Une incertaine poésie)’, 프랑스 아르마탕 출판사, 2016년 3월 출간 예정)

이번 한국의 도로시에서 소개하는 <파사주(Passage)>전에서 작가는 같은 맥락에서 프랑스와 한국의 문화권을 가로지르는 작업을 시도한다. 브리고디오의 프랑스어시는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한국인에 의해 한국어로 재해석되고, 작가는 이를 다시 다양한 언어 형태(문자언어, 음성언어 등)를 사용하여 조형 예술 형태(회화, 사진, 비디오 등)로 구현한다. 이 작업을 통해 작가는 한국어와 프랑스어 간 교차, 두 언어 문화권의 만남, 즉 두 문화의 접점을 관통하며 이루어지는 이해와 오해, 모순과 조화 등의 과정을 다양한 조형적 방법으로 성찰하고자 한다.

상이한 문화의 만남과 그 교차점에 대한 성찰은 작가의 작업 전반에 지속적으로 이어져 온 지배적 화두이다. 작가는 프랑스 현대 추상 미술사의 명맥을 독자적인 방식으로 발전시켜 계승하며 1980 년대 말부터 벽화 작업, 건조물, 조각, 설치, 사진 등 다양한 매체 실험을 통해 현대적 풍경과 풍경화의 위상에 대한 고찰을 조형화한 <비연속적 풍경(paysage discontinu)> 연작을 지속해 왔다. 특히 현대 도시의 추상적 풍경에 대한 성찰은 1990 년대 말 <에어포트> 연작으로 구현된다. 이 작업은 작가가 파리 소르본느 I 미술대학 학장으로 재임 시 세계 각국의 대학들과 교류 및 전시를 위해 빈번하게 해외 여행을 다니며 각 문화의 교차에 대한 성찰과 함께 비행기의 이착륙 시마다 작은 창문을 통해 인식한 공항 활주로 지면, 주차장, 포장도로 위의 표지들의 단편을 조합한 것이다. 복수 시점과 다양한 스케일을 보여주는 이 작업은 우리의 디지털적 일상화면들을 통해 바라보는 세계에 대한 시각과 연결되어 있다. 작가의 이러한 작업들은 최근 작업의 근간이 되며, 이러한 90 년대 <에어포트> 연작, <별헤는 밤> 연작 중 일부가 함께 전시되어 이번 전시 작업의 이해를 도울 것이다.

또한, 본 전시와 관련하여 주한프랑스문화원에서는 한국의 미디어예술감독 정재진과의 협업으로 제작된 비디오 작품 <말할 것은 그토록 많은데 (2016)>의 프로젝션 및 토론행사가 열리며 (4월 28일), 도로시 살롱에서는 <작가와의 만남 Artist Talk> 행사(5월 4일)를 진행하여 미술작가, 문학작가, 영상작가 등 관련 예술가와 한불 문화계 인사가 모여 작품 전반에 대하여 자유롭게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 행사들은 전시 작품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두 언어와 문화 사이의 소통과 교류가 이루어지는 또 다른 형태의 <파사주(Passage)>로서의 예술적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프랑스와 한국 양국의 관객들을 각 예술 장르 간, 각 문화 간의 경계와 융합에 대한 성찰로 초대하는 이번 전시는 완성된 작품을 단순히 물리적으로 이동하여 전시하는 전통적 형태의 미술교류를 넘어서 보다 적극적이고 현대적인 형태의 문화예술교류로서의 한불수교 130 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창작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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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 저녁 7시 주한프랑스문화원 강연실(18층)에서 작가와의 만남이 열립니다.

날짜

2016년4월 22일 ~ 2016년 5월 22일

시간

화요일~토요일 12시~6시
일요일 11시~5시
(월요일 및 공휴일 휴관)

장소

도로시 살롱 (dorossy, 圖路時, 그림을 찾아가는 시간)

찾아오시는 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