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기 개인전 <一畵>

2017.09.14(목) ~ 2018.02.25(일)

10:00 AM – 7:00PM (화-일)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B1

一畵(일화)는 석도(石涛)의 회화론이다. 최초의 그음, ‘일획(一劃)’은 모든 화법(畵法)의 근본이며 무법(無法)을 통하여 가능하며 ‘일획’으로 자신만의 법을 세워 만물의 형상을 그려내야 한다.

석도의 화론은 김순기의 활쏘기와 닮아있다. 김순기는 대학시절 황학정에서 우리나라 전통 활쏘기를 배웠고 프랑스로 건너간 이후에도 몸과 마음의 수련을 위해 활쏘기를 지속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집중하여 정해진 자세와 법도에 따라 활을 쏘는 가운데, 그녀는 자신의 활쏘기가 어느덧 석도의 화론과 맞닿은 예술의 행위를 이루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활쏘기 작업은 수 년간의 활쏘기 장면들을 담은 영상 <一畵(일화)>, 작가가 직접 그리고 과녁판으로 사용했던 과녁 회화, 활쏘기 과정을 기록한 드로잉 등으로 구성된다.

이외에도, 김순기는 전시 오픈 당일 새로운 프로젝트 <떠돌아다니는 행상인 2017>을 뮤지엄에서 진행한다. 이 프로젝트는 장인들이 손수 제작한 옛 살림도구들을 가득 싣고 돌아다니는 트럭 행상을 초대하는 작업이다. 우리 삶에 깊숙이 자리하던 행상은 오늘날 점차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현대인들은 행상을 이국 문화를 보듯 대한다. 김순기는 트럭 행상을 뮤지엄에 초대한다. 그리고 거리에서와 동일한 행상 행위를 유도하여, 실제 삶 그 자체를 예술공간에 끌어들이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게 한다. ‘예술은 어디에서 오는가?’, ‘어떻게 오는가?’, ‘현대미술의 장소란 어디인가?’ 라고 작가는 말한다.

Kim Soun Gui

1980년대 활쏘기 작품들과 새로운 프로젝트 <떠돌아다니는 행상인 2017>을 통해 특정한 규율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삶의 예술을 실천하는 작가의 다양한 예술세계를 보여주며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김순기(b.1946)는 1971년 서울대학교 미대와 대학원을 수료하고 프랑스 정부 장학생으로 도불, 작가로 활동하며 니스 국립장식미술학교, 마르세이유 고등미술학교, 디종 국립고등미술학교의 교수를 지냈다. 1973년 처음 비디오 작업을 시작한 이래로 설치, 비디오, 멀티미디어, 퍼포먼스, 사진, 드로잉 등 다양한 작업을 해왔다. 그는 불교사상 및 노장사상과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철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시간과 언어유희, 그리고 삶과 예술에 대한 철학적인 사유를 심층적으로 다루어 왔으며 존 케이지, 백남준, 장-뤽 낭시, 자크 데리다, 마크 프로망 모리스, 장-미셸 라바테 등과 교류하며 작업해왔다. 광주비엔날레, 국립현대미술관, 아트선재센터, 오스트리아 현대미술관, 보스니아 아르 에비 현대미술관, 파리 퐁피두센터, 까르띠에 파운데이션, 니스 근현대미술관,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미술관 등에서 전시했다. 또한 그녀는 다양한 논문과 아티클, 책을 발표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게으른 구름』(1999), 『산은 바다요, 바다는 산이요: 장자와 비트겐슈타인』(2003), 『예술 혹은 침묵의 청취: 김순기와 자크 데리다, 장-뤽 낭시, 존 케이지의 대화』(2003), 『보이니?』 (2016)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