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륭 교수의 죽음의 한 연구 프랑스어 번역본 출간

작가: 박상륭

번역: 김시몽

1975년 출간된 박상륭 작가의 장편소설 “죽음의 한 연구”가 김시몽 번역가를 통해 아틀리에 데 카이에 출판사에서 프랑스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다소 폭력적인 문체와 급진적인 관념을 특징으로 하는 국민문학 장르를 대중에게 소개하고 발전시킨 기념적인 작품이다. 프랑스에서 셀린의 “밤의 끝으로의 여행, 아일랜드에서 제임스 조이스의 “피네건스 웨이크”, 미국에서 데이비드 포스터의 “끝없는 농담”과 같은 관념 소설이다. 기이한 수도승들의 완벽한 칩거지인 불모의 광야에 있는 “죽음의 한 연구”는 티베트의 경전 “사자(死者)의 책”에 묘사된 40일간의 여정에 영감을 받아 씌여졌다.  기독교 불교 연금술 설화 등의 우주관을 공통된 구조로 보면서 죽음을 통해 불멸적인 인신(人神)의 구극을 완성하는 고행의 과정을 서사적으로 구현하는 장편소설이다.

박상륭

생존작가로서는 전례 없었던 1999년 예술의전당의 ‘박상륭 문학제’, 평론가 김현이 “이광수의 ‘무정’이후 가장 잘 쓰인 작품”이라고 격찬했던 『죽음의 한 연구』, 심지어 ‘박상륭 교도(敎徒)’라고까지 불리우는 일군의 독자들. 소설가 박상륭 앞에 붙는 레테르이다.

박상륭 소설은 인류의 ‘원형’을 찾아가는 기나긴 도정이면서 죽음을 통한 삶과 생명의 이해라는 형이상학적인 관념성을 소설작업의 일관된 주제로 삼고 있고 있다. 또한 그의 작품은 일상 어법을 깨뜨리는 난해하고 유장한 문체와 철학적 사유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작가는 “저는 글쓰기를 통해 종교나 샤머니즘과는 다른 어떤 ‘원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생명이겠지요.”라고 말한다. 박상륭의 소설은 “명민한 자아 의식, 언어 구축, 영적 직관을 각기 확보하고 있는 우리 문학의 근대적 탈근대적 성과물”(김정란) 또는 “종교 인류학의 시각으로 근대의 뿌리를 우리 문학 안에서 찾으려는 여행”(김인환)으로 이해된다. 흔히 그의 소설은 「뙤약볕」,「남도」연작,『죽음의 한 연구』를 포괄하는 장타령 시리즈인 「각설이」연작 등의 형태로 나오는데, 달리 찾을 수 없는 주제 의식을 앞세운 형이상학적 소설이라는 점에서 어떤 작가의 세계와도 비교되지 않는 독자성을 확보하고 있다.

기독교, 불교, 연금술, 설화 등의 우주관을 공통된 구조로 보면서 죽음을 통해 불멸적인 인신의 구극을 완성하는 고행의 과정을 서사적으로 구현하는 장편소설인 『죽음의 한 연구』의 속편격인 4부작 『칠조어론』은 무려 17년에 걸쳐 완성한 노작이다. 1998년에 첫 산문집 『산해기』를 출간하여 독특한 형식과 문장으로 주목받았으며, 같은 해에 1994년부터 발표한 중단편 8편을 묶은 창작집 『평심』이 출간되었다. 1999년 4월에 박상륭문학제가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으며, 『평심』의 표제작 「평심」으로 제2회 김동리문학상을 받았다. 이외의 작품으로 『신을 죽인 자의 행로는 쓸쓸했도다』『잠의 열매를 매단 나무는 뿌리로 꿈을 꾼다』『열명길』『아겔다마』『소설법』『잡설품』등이 있다.

발행일

21.11.2017